교보생명과 故 신용호 회장의 창업정신

국내 3위 규모의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이 2019년 후반기에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보시장 자체가 상황이 좋지않지만, 자본 확충과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산업을 대비하기 위해 이사회가 최초로 결의한 것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투자 대상으로써 생명보험산업은 그다지 내키지 않지만, 교보생명이란 기업 자체는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현 교보생명의 수장은 신창재 회장으로 초대 교보생명 회장인 故 신용호 회장의 장남입니다.

고 신용호 회장의 삶은 정말 존경 그 자체입니다. 그의 평소 좌우명은 맨 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어라.”입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창업정신이나 불굴의 추진력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 좌우명은 바로 독서를 의미한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신 회장은 어린나이에 폐병으로 3년간 병상에 있으면서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놓칩니다.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정규 교육과정을 받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어머니의 가름침에 따라 열심히 주경야독했습니다. 동생의 책은 물론 주변에 보이는 책은 닥치는 대로 보았습니다. 겨울엔 잠과 싸우기 위해 방에 불도 때지 않고 책을 읽다 동상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젊은 나이에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깊은 통찰력을 가지게 됩니다

가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그는 몇 번의 실패 뒤 한국의 강한 교육열에 주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교육보험을 연결하는 창의적인 통찰력을 보여줍니다.

인생은 , , , 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험업이 이 부분들과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늙는 것을 대비해 노인보험과 연금보험을, 아플 것을 대비해 질병보험을, 죽는 것을 대비해 종신보험을 듭니다. 그런데 과 관련된 보험은 딱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습니다. (요즘으로 보면 태아보험 정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신용호는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뭘 까? 주변을 보니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을 학교에 보내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강한 교육열이 보입니다.

1950년대 보험은 가난한 국민들에게 있어 인식 자체가 없다고 보는 것이 정답일 겁니다. 일제시대 보험은 수탈의 방편이었습니다. 죽어야 받는 보험금은 재수가 없습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도 미치지 못해 보험에 들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80%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의 문제해결능력이 빛을 바랍니다. “담배 살 돈으로 보험을 들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

 1958년 종로1 60번지 2층짜리 건물에서 직원 46명과 함께 ‘태양생명보험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그러나 교육보험이 업종상 생명보험으로 분류돼 상호에 교육보험이란 이름을 넣을 수 없었습니다. 19587월 끈질긴 설득 끝에 정부로부터 상호변경 승인을 얻어 ‘대한교육보험’을 출범시켜 대히트를 칩니다. 그리고 오늘의 교보생명에 이릅니다.



1980년 사옥 교보빌딩이 세워지자 그는 지하에 서점 설립을 제안합니다. 온갖 연줄을 동원하며 금싸라기 자리 쟁탈전이 벌어지던 때였습니다. 이사회는 돈이 되지않는다며 서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했고, 손해가 나면 보험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당시 허가청인 재무부까지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그때 신 회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사통팔달, 한국 제일의 목에 방황하는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이곳에 와서 책을 서서 보려면 서서 보고, 기대서 보려면 기대서 보고, 앉아서 보려면 앉아서 보고, 베껴 가려면 베껴 가고, 반나절 보고 가려면 반나절 보고, 하루 종일 보고 싶으면 하루 종일 보고,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 놓고 사지 않아도 되고, 사고 싶으면 사 들고 가도 좋습니다.

이렇게 종로11번지 교보빌딩 지하에 교보문고’ 1호점이 세워집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적혀진 이 문구는 독서의 이로움과 위대함을 제대로 함축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가락은 여리고, 이 여린 손가락으로 생나무를 뚫는 것은 불가합니다. 그러나 책은 나무로 만듭니다. 책의 한페이지, 한페이지는 이 여린 손가락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어느 순간 독서의 절대량이 통찰의 임계점을 넘는 순간 이 손가락을 가진 사람은 생나무를 뚫고도 남을 힘을 가지게 됩니다.

 


많은 생보사들이 있지만, 만약 교보생명이 초대 창립자의 창업정신을 계속 이어간다면 이보다 뛰어난 생보회사가 있을까 싶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이해타산의 돈벌이 목적이 아닌, 우리 삶에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만 하는 생명보험업의 근본 정신이 고 신용호 회장을 통해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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