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노선 의왕역 정차 이슈 정리 ③

부동산의 가격을 좌우하는 여러 요인들 중 중요한 것이 바로 ‘입지’이다. 

입지 안에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직장, 교육, 교통, 환경, 문화, 혐오시설 여부 등)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바로 ‘직장’ 수요다.

통상 출퇴근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직장이 많은 곳에 주거 수요가 커지고, 주거가 늘어나면 상업, 교육, 문화 시설이 증가한다.

신도시 정책 중 성공적이라 평가되는 판교 신도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식산업센터, 테크노단지, 제2테크노밸리, 땡땡 업무지구 등 향후 직장 수요가 늘어나는 곳에, 분양권이나 재개발 및 재건축을 노리면 크게 실패할 확률이 낮다.

이전 글에서 의왕역 인근 의왕초평지구 의왕스마트시티 지식산업센터 시공사가 HDC현대산업개발(주)라고 했다.

GTX-C 시공사인 현대건설과는 같은 ‘현대’ 이름을 쓰고 있지만 이 두 회사는 엄연히 다른 회사다. 

그러나 두 회사는 범 현대가의 주요 건설사 2개이며, 함께 컨소시엄(건설 분야 여러 기업체가 공동 참여하여 수주)을 하는 등 건설 분야 경쟁자이면서 전략적 업무 파트너이기도 하다. 

출처 : 데일리안


직장이 위치하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바로 교통이다.

긴밀한 두 건설사 중 하나가 직장들이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를 짖고, 다른 하나가 그곳에 교통의 요지인 GTX 정차역을 만드는 아름다운 그림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현대건설은 GTX-C 사업제안서에서 의왕역을 빼버린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업제안서 발표 당시 그들의 전략적 의도는 모호했다.
그러나, 이후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결과적으로 얻게 된 이익들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전략적 의도들을 추측할 수 있었다.


1) GTX-C 수주 경쟁 승리!
현대건설은 이미 GTX-A 수주 경쟁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실패 요인 중 하나로 추가 역사를 통한 운영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으리라 평가된다.
그래서 GTX-C 수주에서는 추가 정차역을 설계안에서 최대한 줄이는 것이 심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최초에 현대건설 등 C노선 수주 경쟁 3사(현대, 포스코, GS)는 제안서에  의왕역, 왕십리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포함했다. 
심사 막판에 현대건설이 시설물에서 의왕역을 뺐는데, 이는 운영기준 표정속도를 충족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경쟁사들은 시설물에 의왕역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니 교통수요와 수입, 운영비 등에서 우위를 가지기 위한 꼼수라 반발했다.

출처 : 뉴스핌


결국 현대건설은 포스코와 GS를 접전도 아닌 100점 가까운 여유 있는 점수차로 따돌렸다.

출처 : 중앙일보

  


2) 의왕역 신설 비용? 의왕시에서 댄다!

현대 컨소시엄은 수주 경쟁 당시 의왕역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협상의 여지를 두었다.

 “의왕시와의 협상이 늦어져서 제안서에 담지 못한 것.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정부와 협상을 통해 의왕역 추가도 추진할 계획”

현대건설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의왕역 포함되지 않은 것에 의왕시의 반발이 거세졌다.
6월 17일 현대건설 선정 후, 5일만인 6월 22일 의왕시청에서 시장과 현대건설컨소시엄 협상대표의 간담회가 열렸다.

출처 : 기호일보


5월경, 이미 경기 의왕시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C노선 사업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 MOU에서 의왕시는 행정ㆍ재정적으로 민간사업자를 지원하고, 민간사업자는 사업 추진 단계에서 의왕역 추가 설치를 추진한다고 했다.

의왕시는 의왕역 설치에 드는 공사비와 설계ㆍ감리비 등 전액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의왕시 재정으로 역 건설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었으나, 이번 사태와 협상 등을 토대로 비용처리에 대한 명분이 생겼다.

이후 의왕역이 실제 추가정차역으로 선정된다면 의왕 시장의 주요한 치적으로 남을 것이다. 

시공사는 수익성을 크게 늘리고, 의왕 시장은 명분과 정치적 업적을 쌓는 상부상조가 이루어진 것이다.


3) 부곡 ‘다’ 구역 재정비사업 수주
의왕역 바로 동쪽에는 부곡동이 있다. 
부곡동 도깨비시장 인근 지역은 주거시설이 노후화되어 재개발 및 재건축 등이 진행 중이다.


6월 17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GTX-C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7월 4일 의왕 부곡'다'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가 열렸다. 
의왕역에 추가정차역 건설을 위해 의왕시가 현대건설과 협상 중이라는 뉴스가 나온 후다.

투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ㆍ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경쟁사인 롯데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되었다. 

출처 : e대한경제


GTX-C 시공사가 ‘현대’건설이기에, 재건축 시공사로 HDC‘현대’산업개발을 선정하면 의왕역 추가정차역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주민들의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8월 국토교통부가 의왕역 추가정차역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식산업센터와 재건축 단지 수주 등 의왕역 추가 정차역 선정에 따른 수혜를 직접 입게 되었다. 

재건축 사업은 5~10년 정도 장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 모든 것이 의도된 것이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이루어진 호재들이다. 


이상 3가지를 통해 현대건설의 최초 의왕역 제외의 전략적 의도를 유추해보았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상황을 너무 심하게 해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좀 든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번 의왕역 추가정차역 선정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모두 윈윈한 것은 사실이다.



참고로, GTX 건설사업은 BTO방식으로 이루어진다.

BTO(Build Transfer Operate)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직접 건설(Build)
정부, 지자체 등에 소유권을 양도(Transfer)
일정기간 직접 시설을 운영(Operate)하면서 수익을 거둠.

호재 중에 하나인 GTX 추가정차역 등의 설치 결정권자는 누구일까?
지자체장? 지역구 국회의원? 국토교통부? 시공사?

결정권자를 꼭 하나로 찍을 수는 없다.
국토부가 사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수익성을 고려하여 시공사가 정차역을 선정한다.

지자체는 당연히 정차역이 자기 관할에 생기는 것이 좋으니, 어떻게든 시공사와 협약하여 정차역 건설을 추구하고 이를 위한 재정적, 행정적 조치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선거 승리를 위해 관련 공약을 시민들에게 홍보할 것이다.(하지만 제일 믿을 부분이 못 된다.)

수많은 거짓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사람보다는 상황을 믿고, 논리적으로 판단하고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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