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노선 의왕역 정차 이슈 정리 ②
- 경제공부
- 2022. 1. 2. 00:40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10개 정차역 외에 조건이 맞으면 최대 3개의 추가 정차역을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표정속도를 기존 100km/h 였던 것을 80km/h까지 낮추면서, 시민들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해 주고자 한 것이다.
국토부의 새로운 조건을 고려할 때, 가능한 정차역으로는 서울 왕십리역, 경기 인덕원역, 의왕역, 안산 상록수역 등이 유력했다.
(물론, 정해진 것도 없는 이 시기에 이들 역 인근 부동산값이 폭등했다.)
그중 안산 상록수역은 ‘회차’ 등의 조건을 위해 국토부 설명자료의 해당 조항에 예외를 두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산선이 회차역으로 생길 가능성이 매우 커 보였다.
(예외 조항까지 만든다는 건 확정된 것이기에? 라는 추측이 난무~)
더구나 2021년 초 장창석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팀장이 “경부선 용량 부족 등을 고려해 안산선의 상록수역을 회차 지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GTX-C 상록수역 추가 가능성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GTX 입찰에 참여한 3개 시공사(포스코건설, 현대건설, GS건설) 중 포스코건설만이 설계안에 안산선을 추가했다.(물론 비용 문제 때문이다.)
만약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지 않는다면, 안산선 개발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이후, 2021년 6월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고, 왕십리역과 인덕원역만을 추가정차역으로 선정하고, 상록수과 의왕역은 사업제안서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8월에 국토부 발표를 통해 의왕역이 다시 추가정차역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현대건설의 최초 사업제안서에는 빠졌던 의왕역인데, 국토부는 왜 다시 의왕역을 추가정차역으로 선정하였을까?
아니, 왜 의왕역은 GTX-C 추가정차역으로 선정될 수밖에 없었을까?
이 포인트만 알았다면, 6월 의왕역 제외 발표에 실망 매물들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의왕역이 추가정차역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거리 문제
– GTX 노선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까지의 근접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in 서울 30분 내)
그래서 GTX 열차가 제일 끝 역에서 서울 삼성역 또는 청량리역까지 30분 내 도착을 위해서는 ‘표정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열차가 가속하고 정차를 위해 감속하는 정차역 사이 거리가 표정속도 달성을 좌우한다.
너무 짧아 버리면 표정속도와 도달 시간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과 같이 추가정차역 지정 전에 10개의 정차역 사이 거리를 보면, 덕정과 의정부(12.3km), 금정과 수원역(14km) 사이 거리가 가장 멀다.
의왕역의 경우 금정역과 수원역의 중간 지점으로 볼 수 있다.
거리 면에서 인덕원역의 추가 정차역 선정은 상당히 의외였다. 역간 거리가 터무니없이 짧기 때문이다.
해당 역에 유동 인구가 많고, 타 지하철 노선들의 환승 수요 등이 결정적 선정 이유로 보인다.
2) 주박시설
– 주박시설은 열차가 계류하는 시설이다. 주박은 영업하지 않는 시간 동안 전동차를 별도의 선로에 주차해 두는 것을 말한다.
의왕역은 다수의 선로를 갖추고 있어 GTX 열차의 주박시설로 안성맞춤이다.
현재 국토부는 GTX-C 노선 7편의 주박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원안은 수원역에 주박시설을 두는 것이다. 이 경우 기본 배선을 유지할 때 측선에 4편의 주박이 가능하며, 측선 연장 시 최대 6편성을 유치할 수 있다. 나머지 1~3편성은 의왕역 측선을 활용해 유치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즉, 수원역은 측선을 최대로 연장하더라도 경기 남부지역 전체 편성을 주박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의왕역을 주박시설로 활용할 경우, 측선 연장 없이도 주박이 가능한 것이다.
의왕역을 추가정차역이 아닌 주박시설로만 사용한다면 어떨까?
물론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의왕역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비선호 시설인 주박시설만 두고 GTX 정차도 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3) 미래 유동인구
'2019년 광역전철 역별 승하차 실적'에 따르면, 의왕역의 일 평균 승·하차인원은 각각 약 9000명 수준이다.
함께 추가정차역으로 선정된 인덕원역에 비하면 하루 이용객이 적은 편이다.
인덕원역은 하루 평균 5만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며, 4호선 구간에서 범계역에 이어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의왕역 인근은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의왕장안도시개발구역, 의왕월암지구, 의왕초평지구, 부곡 가구역 등 11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주거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유입 인구도 늘어나 의왕역 이용객은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의왕초평지구는 의왕스마트시티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과는 “다른” 계열사인 HDC현대산업개발(주)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4) 철도특구 ‘의왕역’
- 의왕역에서 남동쪽으로 도보 10분 거리에는 철도박물관·한국교통대학교(구 철도대학)·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북동쪽으로는 국내 최대의 철도기업인 현대로템이 있다.
의왕역을 중심으로 첨단 철도기술 연구 시설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다.
의왕시는 철도물류산업단지와 왕송호수에 있는 레일바이크 등 관광시설까지 묶어 '철도'를 하나의 컨텐츠로 내세우고, 지난 2011년에 이 지역 일대를 '철도특구'로 지정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지속적인 업무 협약으로, 의왕역 GTX 정차역에 대한 철도 특구로서의 상징성과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서 의문인 부분은 어차피 의왕역에 정차역을 만들 거면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왜 6월에 사업제안서에서 의왕역을 제외했을까?
의왕역이 가장 가능성이 큰 추가정차역 후보였기에, 사업제안서 발표 당시 그들의 전략적 의도는 모호했다.
그러나, 이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결과적으로 얻게 된 이익들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전략적 의도들을 추측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는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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