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원산지 표시, 원산지 효과

물건을 살 때 제품 라벨의 원산지 표기를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제품의 원산지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이 늘었고요.

하지만 제품 원산지 논란은 현재만의 이슈는 아닙니다.

원산지표시

 과거 원산지 논란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상류층들은 독일의 아폴리나리스 천연 탄산수를 즐겨 마셨다고 합니다.

이 탄산수는 미국 샤스타 광천수, 한국 초정리 광천수와 더불어 세계광천학회가 선정한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입니다.

지금도 코카콜라 생수 브랜드로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죠.

그러나 당시 경쟁사이자 영국인이 운영하는 프랑스산 생수 페리에가 적국의 생수를 마시지 말라는 애국심 마케팅을 통해 자사의 점유율을 올렸다고 합니다.

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
원산지표시
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
원산지표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즐겨 마셨습니다.

미국이 경제제재로 코카콜라 원유 공급을 끊자 나치 정부는 자체 탄산음료인 ‘환타’를 만듭니다.

전쟁이 끝난 후 1960년에 코카콜라가 이 ‘환타’를 인수했고, 이제는 전쟁의 기억이 사라진 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음료가 되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도 코카콜라 기업이 떠나면서 현재 러시아에는 짝퉁 콜라와 환타 등이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
과거 코카콜로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독일 나치의 환타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러시아 짝퉁 콜라, 환타, 사이다

 

2011년 영국의 유명 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즈베리는 이집트 시장에서 철수해야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현지에서 이 업체가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그 배경이 되었다고 하죠.

알다시피 중동은 종교적, 역사적 이유로 반 이스라엘 감정이 강합니다.

실제 그런 건지 경쟁사의 모함에 의한 소문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세인즈베리

 

 원산지 효과 연구와 사례

1965년 미국의 로버트 스쿨러는 원산지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최초로 합니다.

이래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이제 제조 원산지가 소비자들의 품질 인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어느 정도 밝혀졌습니다.

“Product Bias in the Central American Common Market”(1965),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Vol. 2No. 4(Schooler, R.D.)

...

“제조 원산지와 브랜드 원산지가 소비자의 품질 인식과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2010), 마케팅연구 제25권 제 2호(김상훈, 박현정 공저)

...

이들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는 원산지, 품질보다는 제품이 가지는 이미지와 느낌에 지갑을 더 연다고 합니다.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원산지표기

 

국내 유명한 한 비타민 C 제품은 원산지가 중국산이 아닌 영국산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합니다.

가격도 타 중국산 비타민 C 제품보다 2배 가까이 더 비쌉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영국산 비타민 C 제품을 선호합니다.

비타민 C는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아스코브산)이라고도 불리고, 이것을 농축하여 만들기 위한 주원료는 옥수수입니다.

영국산 비타민 C는 원료도 영국산 옥수수에서 나오고 제조도 영국에서 합니다.

전 세계 비타민 C 제조국가는 중국과 영국밖에 없으며 영국산이 중국산 원료보다 4배나 더 비싸다고 합니다.

2개국만이 원료를 만드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라고 하네요.

어느 나라든 비타민 C 원료를 만들 수 있지만, 수입해서 가공하는 것이 더 수익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원산지표기

 

 국가브랜드 이미지

원산지 효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와도 귀결됩니다.

국가 이미지는 특정 국가에 대해 형성된 사람들이 느끼는 인식의 총체라고 합니다.

어떤 국가를 볼 때 사람들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원산지표기

독일 하면 역시 자동차 등 제조업 강국이죠.

일본은 정교한 제품의 대명사고요.

정작 이탈리아인들은 쓰지 않는 초록색 이태리타월은 비스코스라는 이태리산 실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라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만약 중국산 실로 만들었다고 해서 중국 타월로 불렀다면 피부에 닿는 걸 꺼려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겠죠.

말이 나온 김에, 중국산은 아직도 저가 저품질의 이미지가 강하고, 자칫 성능 좋고 가격도 착하면 대륙의 실수라는 명칭이 심심치 않게 붙습니다.

원래 그런 나라가 아닌데 실수로 잘 만들었다는 의미겠죠.

특히 중국산 쓰레기 만두 등으로 큰 파동이 일어난 후 우리나라에서는 음식 재료 원산지 표기가 법으로 의무화되기도 했습니다.

잊혀질 만하면 또 나오는 중국산에 대해 부정적 소식은 우리의 인식을 확실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얼마 전 비위생적 환경에서 만들어진 저가의 중국산 김치가 알려지면서 또다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게 굳어졌습니다.

원산지표기원산지표기
원산지표기
원산지표기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이미지는 어느 정도일까요?

우리나라 국가브랜드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국가 브랜드 파워와 브랜드 수익, 브랜드 가치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모델은 세계 62개국 1300여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친근도, 국가 브랜드 활동주체 평가 결과와 국가경쟁력지수, 제품 및 서비스 수출액 등을 반영하여 산출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관이라 그런지 좀 후하게 평가한 경향이 있는 듯 하네요.

다른 나라 오피니언 리더들도 우리나라가 조사하는 거 뻔히 알고 수고료도 받을 텐데 더 후하게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 생각입니다.)

US 뉴스에서 선정한 2022년 베스트 국가들 목록에서는

우리나라가 20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 15위 대비 5단계나 내려갔군요.

(https://www.usnews.com/news/best-countries/rankings)

선정기준은 삶의 질, 직업 환경, 사회적 환경, 문화적 영향력, 개방성, 정치, 국방 등 다양한 요소로 선정한다고 합니다.

아래 주소에 선정 기준이 자세히 나와 있네요.

https://www.usnews.com/news/best-countries/articles/methodology

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
국가브랜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브랜드 파인낸스는 ‘소프트파워’ 지수로 국가 브랜드 순위를 발표합니다.

소프트파워 지수는 친근감, 명성, 기업환경, 국제관계 등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나라는 22위를 차지했습니다.

2022년 글로벌 소프트파워 순위 미국 1위 회복, 중국 네 계단 ‘껑충’ : 경제일반 : 경제 : 뉴스 : 한겨레 (hani.co.kr)

 

2022년 글로벌 소프트파워 순위 미국 1위 회복, 중국 네 계단 ‘껑충’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그래픽 뉴스 l 국가별 소프트파워지수

www.hani.co.kr

 

영국 월간지 모노클은 2020년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독일에 이어 세계 2위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英 모노클 “한국은 독일 이은 세계 2위 소프트파워 강국” 평가 - 조선비즈 (chosun.com)

 

英 모노클 “한국은 독일 이은 세계 2위 소프트파워 강국” 평가

英 모노클 한국은 독일 이은 세계 2위 소프트파워 강국 평가

biz.chosun.com

 

한국의 국가브랜드 순위는 각 기관이 선정한 지수마다 다르게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양호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학생으로 치면 모의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 전교 10등 안에 꾸준히 들어가니까요.

 

 국가브랜드 제고

K-컬처, 한류로 이름 되는 문화 콘텐츠 사업이 성장하고, 한국산 화장품, 자동차, 의류 등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문화에 자긍심을 주는 애국적인 표현으로 어느 정도 좋습니다.

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원산지표시
원산지표시

하지만 국가브랜드와 이미지는 통상 후천적 경험과 정보(언론 보도, 타인의 경험 등)를 통해 형성됩니다.

어떤 상품이 한국적이어서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월등히 잘 만들 때 세계는 우리 제품을 사용해보고 인정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해외여행이나 이민을 한 우리 국민의 시민다운 행동도 평가요소가 될 것입니다.

결국 국가브랜드는 정부나 기업, 개인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