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마시멜로, 곤포 사일리지

논두렁 마시멜로

추수철이 끝나고,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는 늦가을입니다. 이맘때면 논에는 하얗고 둥그스름한 물체가 잔뜩 널브러져 있습니다. 논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그게 무엇인지 궁금할 겁니다. 저도 그랬지만 우리 아이들도 그 모습이 대형 마시멜로 같다고 늘 이야기하죠. 오늘은 그 물체들의 정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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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정확한 명칭]
이 원통 모양의 물체의 정확한 이름은 ‘곤포 사일리지’입니다. 영어로는 Bale Silage로 우리말로 직역한다면 볏짚 꾸러미 묶음 뭐 이렇게 해석이 되겠죠. 곤포 사일리지는 수분 함량이 많은 볏짚, 보리, 목초 등의 풀들을 곤포필름(흰색 비닐, 폴리에틸렌사 등)으로 진공 포장하여 발효시키기 위해 제작됩니다. 통상 추수가 끝난 후 남은 작물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여 24시간 이내 수분함량을 60~70%로 낮추고 발효 첨가제를 넣어 곤포로 여러겹 감아 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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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마시멜로


[만드는 목적]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이유는 소와 같은 반추동물을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만들어진 곤포 사일리지는 두 달 정도 발효시킨 후 사료와 배합하여 소들에게 먹입니다. 수분량도 많고 섬유질이 억센 그냥 생 볏짚을 먹였을 때보다 소의 소화를 원활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특히 곤포 사일리지 제작 전 수분 함량을 낮춰야 하는데, 소의 소화과정에서 수분 때문에 생기는 산화물을 줄여 배앓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곤포 사일리지에는 단백질, 섬유질, 젖산균이 많아 한우 등 양질의 고기 생산을 위한 축산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곤포 사일리지 한 개의 무게는 대략 500kg에 높이는 1m 남짓 됩니다. 개당 7~9만원 정도로 벼농사 등을 하는 농가에 추가 소득원이 됩니다. 소들이 즐겨 먹는 초대형 마시멜로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어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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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마시멜로


[만드는 방법]
곤포 사일리지를 만드는 과정에는 주로 장비가 투입됩니다. 널부러진 볏짚을 모안 둥글게 뭉치고, 만들어진 둥근 건초더미를 하나씩 들어 곤포로 여러겹 감싸면 완성됩니다. 이렇게 만든 곤포 사일리지는 트랙터 등으로 운반하기 매우 용이합니다. 보기에 가벼워 보이지만 하나당 무게가 0.5t에 육박하므로 운반간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합니다.

논두렁 마시멜로
곤포 사일리 안전사고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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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포 사일리지가 개발되기 전 과거에는 건초더미를 만들어 숙성시킨 후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설치류, 해충 등의 영향으로 양질의 건초 사료를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곤포 사일리지가 전체 사료 시장의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합니다. 소에게도 좋을 뿐 아니라 최근의 사료 가격 폭등으로 인해 덩달아 곤포 사일리지 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양질의 곤포사일리지가 되려면 농약병, 비닐 등의 이물질이 없고 트랙터 갈퀴가 흙을 최소화하여 긁어모아야 합니다. 공기의 유입을 최대한 막아야 부패되지 않고, 유산균 등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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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건초더미


[사용하는 나라]
곤포사일리지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일본, 중국, 미국, 유럽 곳곳에서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일로(silo)라는 영어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방식이 서양에서 도입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전까지만 해도 사각형으로 묶는 건초 더미가 주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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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건초더미


[주의점]
개당 가격이 상당한 데다가, 부패 예방을 위해 공기와 곰팡이 침입을 막으려고 진공포장을 했기 때문에, 호기심으로 안을 보기위해 겉 포장을 훼손하게 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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